안녕하세요, Green Geek 구독자 여러분.
3월의 시작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질서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다시금 체감하게 합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이제 국제 사회에서 힘의 논리가 얼마나 노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캐나다 총리가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언급했듯, 우리는 규범과 협력 중심의 국제 질서가 약화되고, 군사적 힘과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노골적으로 충돌하는 새로운 시대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국가 간 긴장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팔레스타인에서 지속되고 있는 전쟁범죄는 전쟁 중에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휴전 이후에도 민간인을 향한 폭력과 파괴는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 인권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며,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에 함께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기술과 정치, 그리고 인간의 삶이 얽혀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떤 입장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응답입니다. 과학기술위원회는 앞으로도 평화와 인권,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연대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이란 침공 과정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변화는 전쟁의 방식 그 자체입니다. 드론 자폭 공격과 완전자율살상무기의 활용은 전쟁의 책임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습니다. 인간이 방아쇠를 당겼다면 그 행위는 법적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목표를 식별하고 공격을 수행하는 순간, 책임의 주체는 흐려지고 사라집니다. 기술은 효율성을 극대화하지만, 그 효율성이 인간 생명의 가치보다 앞서는 순간 우리는 전혀 다른 윤리적 세계로 진입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전쟁을 설명하는 언어 속에 ‘가성비’라는 개념이 등장하는 현실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드러냅니다. 타격의 효율성과 비용 대비 효과라는 계산식 속에서, 인간은 하나의 변수로 환원됩니다. 기술이 인간의 고통을 측정 가능한 수치로 변환하는 순간, 인간성의 기반 자체가 흔들립니다. 전쟁의 자동화는 단지 무기의 진화가 아니라, 책임과 윤리, 그리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사건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번 3월호 Green Geek은 기술과 사회가 만나는 여러 현장의 논의를 전합니다. 먼저 ‘체제전환운동 포럼’과 ‘인공지능 대응 시민사회 워크숍’에서 제기된 주요 이슈들을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기술 발전이 사회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는지, 그리고 시민사회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논의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또한 과학기술위원회가 개최한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 피해자를 위한 기술’ 좌담회 후기를 통해, 기술이 인간의 안전과 회복을 위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가능성을 전합니다.
기술은 단지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세계를 선택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입니다. 전쟁의 방식이 바뀌고, 책임의 구조가 흔들리고, 인간의 가치가 계산 가능한 수치로 환원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욱 분명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Green Geek은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 그 방향을 함께 질문하고 선택하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가겠습니다.
3월에도 함께 고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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